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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즈음에 떠오르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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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학이 2025. 5. 11.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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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순을 지났는데 비가 와서인지 초겨울 날씨처럼 춥다. 따뜻한 봄날을 기대하고 고국의 봄날의 아름다운 정취를 느껴보려고 오랜만에 고국땅을 밟았는데  여전히   추워 약간은 실망한 마음이다.
나도 모르게 가까이 있던 시립비전도서관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1층 로비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장터가 열렸다.  아이들이 큰 행사 인형과 사진 찍는 모습이 한창이었다. 한 애기 엄마가 자신의 아이의 모습을 사진 찍어주는 모습이 문득 내 눈에 들어왔다. 어디선가 낮익은 모습이었다. 순간 20년전 내가 교직에 있을때 나의 반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2층 서가로 들어가 가방을 놓고 다시 내려왔다.
조금전 그 애엄마를 찾았다. 조심스럽게 '혹시 한광여중 출신 아니냐'고 물었더니, 아! 선생님 아니세요.하며 반갑게 인사한다. 이름이 경-뭐였더라.  우리반 이었는데. 정확한 이름을 기억못해 미안해 하고 있는데. "저 경진이에요"  
"그래,경진이 생각났다"  우리반에서 제일 얌전했던 것 기억한다.
그랬더니 자신이 학생때부터 지병(희귀병)을 가지고 있어서 말이 없고 얌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처음 듣는 말이었다. 몰랐었다. 순간 '이런  무심한 교사였었구나 내가...'하는 자책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런 나에게 그녀는 그러잖아도 스승의 날을 앞두고 있는데 문득 내 생각을 했었다는 말을 해준다.
많은 선생님을 두었을텐데 오로지 중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었던 내가 왜 떠올랐을까?
오랜만에 만난 제자를 통해 지금까지 계속 연락하고 있는 친구들이 20년 전 중학교 1학년 담임반 제자들이 유독 많다는 것을 알았다. 교사생활을 한지 4년이 되어 담임한 반이다. 가장 학생들에게 정을 많이 두고 가르쳤던 시간이었을 듯 싶다.
다음주간에도 그때 20년 전 반 친구들인 애기엄마들을 만나려 한다.
20년이 지나서 우연히 지나치면서 우리반 제자였음을 알아보는 담임선생님인 나도 대단하지만 스승의 날 즈음에 떠오르는 선생님이 나였다는 말에  나의 교직 생활이 잘못 보내지만은 안했구나 라는  안심이 든다.
오늘 애엄마가 된 제자의 만남은 또 다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